나르는 올해 6살이 된 예비 노묘입니다.
저희 집근처 병원은 7살을 기준으로 정기검진을 오라고 하셔서
저도 7살이 노묘의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.
(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)
근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옷장 정리를 하려고 거실로 갔는데
나르가 따라 나오지 않더라고요
원래 제가 어딜 가든 따라다니거든요:)
생각해보니 아침에도 저를 깨우지 않고 제 주위에서 자지 않은 것도 처음 입양할 때 빼고 처음이라
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나르의 상태를 확인해봤어요.
캣타워 안에서 죽은 듯이 색색 거리면서 누워 있었는데
(식욕부진)
그렇게 식욕이 넘쳐나는 아이가 저녁에 밥을 부어준 그대로 밥이 남아있었고,
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입 근처에 나둬도 먹질 않더라구요ㅠㅠ
(무기력)
또한 무기력해서 여기저기 만져봐도 아예 반응을 안 했어요
원래 자기 맘에 안 드는 곳 만지면 꼬리를 탕탕 치거든요
(몸 떨림)
추운 날씨가 아닌데도 몸을 가끔씩 덜덜 떨더라고요
병원에 데려갔을 때 반려동물용 가방 안에서가 제일 심했어요
(빠른 호흡)
기존에 숨 쉬는 것보다 한 1.5배 ~ 2배 정도 빠르게 숨쉬었어요
등의 증상을 나타내더라고요..
상태를 확인하고 병원 갈 준비를 하는 동안
어느샌가 컴퓨터 의자 위로 와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던 나르.
몸도 힘든데 집사가 옷 갈아입으러 거실로 가서 눈에 안보이니까 아픈 몸 이끌고 따라 온건가 봐요ㅠㅠ
원래는 저렇게 많이 쓰다듬으면 장난친다고 손으로 잡는데
그냥 손길을 다 받아들이니 정말 나르가 아프구나 싶었어요😿
나르를 입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저렇게 손길을 다 받아들이는 건 정말 정말 보기가 힘들거든요
호다닥 가방에 넣고 집 근처에 있는 해밀동물의료센터로 갔습니다
수의사 분들이 다 친절하시고 다른 병원들보다도 거기 데려가서 더 빨리 나은 적도 있었거든요
그리고 아이를 다룰 때도 조심스럽고 배려심이 넘치셔서 아예 병원을 거기로 고정으로 가고 있어요
병원에 도착하니 아이가 눈에 띄게 호흡이 거칠어지고 몸을 덜덜 떨었어요
엑스레이랑 피검사(+항체검사 까지)랑 각종 추가 검사까지 다 받았는데
결론은...
아무 병도 아니었습니다... 하하😹
정말 증상이 딱 고양이들이 죽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이랑 거의 유사해서
"호흡곤란, 무기력, 식욕부진, 몸 떨림 등"
설마 나르와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
울면서 병원을 찾아갔는데
항체가 조금 높게 나온 것 빼고는 정말 별거 없었어요ㅋㅋㅋ
수의사 분도 아이의 몸 떨림이나 거친 호흡을 보셔서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검사하셨는데
검사 결과가 황당해서 그런지 웃으면서 이야기해주셨어요ㅋㅋㅋ..
그래도 곧 노묘가 될 아이이니 언제나 조심하고 잘 관찰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
병원비는 거의 10-15만 원 정도 나온 것 같아요
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:)
종합 검진을 한번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
이번 기회하고 가네요ㅎㅎ
정말 돈은 얼마나 가든 상관없어요 그저 나르에게 문제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하루였습니다..
병원 갔다 오고 난 후 저녁부터 밥을 우걱우걱 먹고
간식도 대령하라면서 졸졸 따라다니면서 울었어요😺
나르가 제일 좋아하는 카샤 카샤 장난감으로 요리조리 놀아주고 오랜만에 침대에서 같이 잤네요
참고로 나르는 '아비시니안' 입니다
나름 살집이 있어서 못 알아보는 분도 계시겠지만
제가 작년 이맘때쯤 나르를 입양했는데 그때도 뱃살이 많았어요ㅎㅎ
아비시니안은 살찌기도 힘든 종이라고 하던데 나르는 예외인가 봐요참 귀염둥이예요:)
애교도 정말 많고 특히 이마를 맞대고 비벼주는걸 정말 정말 좋아해요
네이버에서 2년 전 아비시니안을 임시 보호하고 있다는 글을 찾고
지금도 임시보호를 하고 계시는지 연락드려보니 2년이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
계속 임시보호를 하고 계셨더라고요
바로 부산으로 찾아가서 데려왔습니다
그때 책임비는 제가 주고 싶은 만큼 달라고 하셨었는데, 제가 줄 수 있는 최대의 금액으로 드렸어요!
(그렇다고 해도 제가 시중에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적은 금액일 수도 있지만..)
그만큼 나르가 소중하고 제가 앞으로 평생 책임져야 할 저의 아이니까요
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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